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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김용석,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김용석,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교양을 쌓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독서모임 전까지 서평을 올린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 형진이가 잔뜩 화가 났다. (ㅜㅜ) 깊이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면서 글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책을 읽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서두에는 교양을 쌓는 것이 생활 필수라는 논지가 전개되고 있다. 교육이 보편화되어 교양이 보급되고,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할수록 논리, 추론, 지식 등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그리고 그러한 교양을 쌓고 보급하는 역할을 지식인이 담당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철학, 과학/기술, 예술/문화, 사건/역사, 사회/정치, 인생의 여섯 가지 테마의 43가지 주제에 대한 각 분야 지식인의 토막글을 싣고 있다.

이 책은 책장이 정말 안 넘어가는 책이다. 커다란 물음에 대해 4-6쪽 분량의 답변을 제시하면서도 이를 매우 축약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내놓은 잠정적인 대답도 기존의 이론들을 정리하거나 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다양한 답변에 대해 절충적인 입장을 표력한 글이 대다수이다. 어떤 답변들은 문제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정의하여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의 답변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문항별로 다양한 생각들이 녹아 있기도 하다.


이들이 지식인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하는 데에는 약간의 의문이 남지만, 어쨌든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가끔은 멈춰서 생각하고 돌아보기도 하면서 색다른 독서를 해본 것 같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들에 대한 짧은 생각들을 정리해 놓기로 하겠다.


* 개별적 사물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것은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가?


사물들이 '개별적으로 실재'한다는 것은 사고의 주체 외부에 놓여진 독립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즉, 주채와 대상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고 방식이 전제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대상에 대한 욕구와 집착, 결핍 등이 생겨나고 이것이 고통과 불행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사물이 개별적으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존재와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다고 생각한다면, 이러한 이분법적인 사고를 뛰어넘을 수 있고 좀 더 넓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 방식은 주체와 대상을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고통과 불행을 느끼는 원인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 과학 이외에 철학이나 종교는 생명에 관해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흔히 과학에서 포착하는 생명의 의미는 인과적, 현상적인 범위로 한정될 수 밖에 없다. 생명은 과학의 메스 앞에서 분석과 이해를 요하는 객체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생명은 과학적 분석의 대상이 되기 이전에 우리의 삶과 세계를 구성하고 추동하는 주체적인 동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철학과 종교를 통해서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지금껏 이룩해 온 윤리적 토대는 모두 붕괴되어 버릴 것이고, 우리의 존재 가치 또한 위협당할 것이다. 그렇게 붕괴되어 버린 생명이 가져오는 것은 공황과 혼란의 아노미 상태이다. 인류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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