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판단의 그림자
조용한 강의실에서 교수가 틀린 내용을 강의할 때, 의문을 갖고 질문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모두가 그렇다고 대답할 때, 혼자서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침묵을 깨고 자기의 주장을 펼치기에는 그런 선택에 의한 부담감이 너무나 크다.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기보다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시간이 지나갈수록 눈에 띄는 몇가지의 의견이 나오게 되고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쪽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어느새 그 주장에 동조하게 되곤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의 눈치를 보고 상대의 입장을 살피며,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를 가려낸다. 그리고 판단의 근거가 되는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자신의 의견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의 판단에 맞추려고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계속될수록 우리의 주변에는 좌파니 우파니 하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생기고, 마치 애초부터 서로 다른 사람들이었던 것처럼 자신들의 힘을 강화하고 서로의 차이를 강조하게 된다.문제는 그런 과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매우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이라는 것이다.
리프먼은 인간 행동 심리의 초창기 연구가 진행될 때 이미 사람들이 어떻게 의견을 갖게 되고, 여론을 형성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탐구했다. 그는 사람들이 검열과 프라이버시, 정보에 대한 접촉 기회, 쏟는 시간의 길이와 주의집중, 속도, 정확성,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등에 따라 왜곡된 의견을 형성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것은 객관적인 정보가 주어지면 사람들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사고할 것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정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람들은 결코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 이하는 좀 더 정리해서~
** 정보의 양과 여론의 형성
** 객관적인 정보업무만을 처리하는 전문가의 존재가능성?
** 직접민주주의의 그림자
** 해결가능성? 해결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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